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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5-1316년의 대기근과 1321-1322년의 소기근 발생, 1322년 랭커스터 백작 토마스의 반란과 정치적 혼란,
1327년 에드워드 2세의 폐위 사건, 1348-1349년 잉글랜드에 큰 피해를 준 흑사병의 유행으로 인한 죽음의 공포,
1381년 농민봉기에 의한 사회적 혼란, 중세 내내 잉글랜드의 정치적 불안정을 초래한 스코틀랜드의 독립전쟁,
1337년부터 1453년까지 무려 116년 동안 지속된 잉글랜드와 프랑스 사이에 치른 백년 전쟁 등이 중세 잉글랜드의 정치와 사회변화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가치 있는 일이다.
아울러 이러한 사건들이 사회질서 유지에 악영향을 끼쳤다면, 이러한 혼란 속에서 발생한 범죄의 유형과 범죄발생의
빈도는 평소와 어떻게 다른가? 만약 다르다면 그것이 그러한 사회변동을 일으킨 사건과는 어떤 관련성이 있는가? 이러한 문제들을 살펴보려는 것이 본 저서의 목적이다. 물론 오늘날 학자들은 정치·경제·사회적 무질서와 범죄증가와는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사회적 혼란기에 법과 질서가 무너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면, 과연 14세기 잉글랜드에서 발생한 사회체제를 변혁시킬 만큼 큰 사건들이 일어났을 때에 범죄발생도 크게 증가하는가에 대해 규명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문제이다. 필자의 문제의식은 바로 이러한 의심과 의문으로부터 출발하였고, 본 저서의 내용도 이를 확인하는 데에서 출발한다.
또한 본 저서 편찬의 또 다른 목적은 14세기 에드워드 왕들과 지배층, 그리고 평범한 잉글랜드인들의 법에 대한 시각과 범죄에
대한 대처, 그리고 이를 위해 어떤 법을 만들고 이에 근거하여 어떤 법원을 발전시켰는가를 살펴보는 데에도 있다. 또한 그러한 과정에서 나타난 재판 제도의 변화와 발전이 정치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검토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