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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라즈카는 현재 많은 팬을 확보한 일본의 대중 가극이다. 1913년에 오사카의 조그만 변두리 마을에서 시작된 이 가극이 일본의 관객들, 특히 여성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가면서, 일본을 대표하는 문화상품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었는가는 흥미로운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기존의 연구가 주로 다카라즈카의 현재성에만 초점을 맞춤으로써 일본 내에 존재했던 양성에 대한 이미지와 다카라즈카의 관련성을 소홀히 한 것은 큰 한계라고 할 수 있다. 이에 이 책에서는 다카라즈카의 형성과정과 변화에 주목하면서도 더 나아가 일본의 양성에 대한 미학이 다카라즈카의 성공 동력이었다는 점을 부각시키고자 노력했다.
이를 위해 우선 다카라즈카의 창립자 고바야시의 가극관을 ‘국민극’과 ‘대극장주의’라는 관점에서 살펴보았으며, 다카라즈카의 남자역인 오토코야쿠가 역사적 형성과정임을 보여주기 위해서 일본의 문화 속에 내재한 안드로진(androgyne)에 대한 개념들을 통시적으로 고찰했다. 또한 다카라즈카 팬들에 대한 인터뷰를 토대로 일본 여성들이 생각하는 낭만주의와 꿈의 개념 그리고 그것이 만화 속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도 제시했다. 마지막으로는 극단 내부에서의 남성가입에 대한 논쟁과 일본 제국주의 정책 속에서의 다카라즈카, 그리고 다카라즈카 음악학교에서의 학생들의 삶이 어떤 방식으로 안드로진의 무대화에 기여했는지를 언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