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소설 가운데 〈몽유소설(夢遊小說)〉은 〈환몽소설(幻夢小說)〉, 또는 〈몽환소설(夢幻小說)〉이라고도 불리며 작자가 꿈을 소재로 하여 인간과
자연, 이상과 현실, 역사와 미래를 표현한 소설양식이다. 한국 고소설에서 〈몽유소설〉 유형의 장르적 근원은 중국의 고소설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당대(康代) 심기제(沈많濟)의 『첨중기(挑中記)』, 이공좌(李公住)의 『남가태수기(南쩨太守記)』, 송대(宋代) 마치원(馬致遠)의
『황량몽(黃梁夢)』 명대(明代)의 『한단기(邯鄲記)』, 청대(淸代)의 r여조전서(呂祖全書)』 등이 중국 〈몽유소설〉의 대표적인 작품인 바,
한국의 〈몽유소설>은 이들 중국 소설에 많은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몽유소설〉은 표현의 자유가 제약받을 때 우회적인 방법으로 역사와
현실을 비판하고 인간의 꿈과 이상을 나타내는 소설 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하여 이 양식은 중국과 한국의 지식인들 사이에 선호되어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다. 멀리는 『삼국 유사』 소재 『調信』이 그 근원이라면 최근에 유원표(劉元杓)가 지은 『몽견제갈량(夢見諸葛亮)』(1908년 작),
신채호(申采浩)의 『꿈하늘』(1915년 작)에 이르기까지 수 십 편의 <몽유록〉계열의 작품이 천 여 년 동안 꾸준히 명맥을 이으며 창작되어
왔던 것이다.
필자는 가능한 한 원문에 충실한 직역을 하여 한문에 초보자인 학생들이 참고의 자료로 삼
도록 하고 싶었으나 부득이한
경우 의역을 할 수밖에 없었던 곳도 적지 않았다. 이점 양해하기 바라며 필자의 번역에서 당연히 드러나게 될 오역(誤譯)은 필자의 천식(漢識)의
소치이므로 기탄없이 지적해 주시기를 학수고대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