林衍은 고려 무인정권 말기에 동장하여 1년 반의 짧은 기간동안
이른바 ‘林衍政權’올 수립, 최고 집권자로 활동한 인물이다. 그는 100년간 지속되었던 고려 무인정권의 마지막 집권자로서 國政은 물론 대몽항쟁을
주도하다가, 무인정권이 막을 내림과 동시에 대몽항쟁도 끝이 나고 그의 생애 또한 종말을 고하고 말았다. 이 책은 임연의 생애 및 그가 주도한
임연정권에 대한 내용을 다룬 것이다.
편자가 이 책을 엮어내게 된 것은 실로 우연한 기회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몇 해 전에
편자는 『鎭川郡志』의 편찬에 참여한 적이 있었는데, 진천의 역사 및 유물 ·유적편의 집필을 담당하였었다. 그 때 고려 무인정권 말기에 집권자로
활약한 林術과 그의 아들 林椎茂가 바로 진천 출신이며, 그 후손들이 아직까지 그의 출생지인 鎭川都 文百面에 집성촌을 이루어 世居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또 그 후손인 鎭川(常山)올 貴鄭으로 삼고 있는 임씨들은 林術올 1代祖로 삼고 있었으며, 여러차례 간행된 族譜를 비롯하여 임연과 관련된
풍부한 자료 및 설화들을 간직하고 있었고, 최근에는 林術洞堂과 史隨確를 세우는 둥 조상에 대한 공적을 기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에 대한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그러던 중 지지난 해에 충북대학교 人文學硏究所 所長으로 있던 林東喆 교수로부터
임연과 관련된 책을 엮어 인문학총서로 간행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편자는 본래 이 시기에 대한 지식도 별로 없고 또 게으르기도 하여
처음에는 사양하였으나, 향토 인물에 대한 조명의 필요성과 그 후손들의 요청과 후원도 있다며 굳이 권하는 바람에 거절하지 못하고 말았다. 非才임을
알고도 끝내 사양하지 못한 또 다른 이유는, 기왕이면 임연의 후손들이 조상에 대한 덕을 기리는 것이라면 공덕비나 사당을 세우는 일 못지않게 그에
대한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을 하나의 책으로 엮어 후세에 전하는 것 또한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여 권면을 받아들이기로 했던 것이다. 특히
임연의 출생지가 편자의 고향과도 인접한 곳이라 부지불식간에 향토사에 대한 애착도 작용했으리라는 점 또한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최근에 들어서 임연에 관한 전문적인 연구가 속속 학계에 보고되고 있는 사실이 편자로 하여금 이 책을 엮을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사실 지금까지 고려 무인정권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이루어진 바 있으며, 최근에는 무인정권을 다룬 독립된 연구서가 『高麗武人政標硏究』라는
이름으로 이미 두 책이나 나와 있다. 그 하나는 金塊擇이 지은 것이고(1984, 새문사刊), 다른 하나는 供承基의 編著가 그것이다(1995,
西江太出版部刊). 그러나 무인정권에 대한 지금까지의 관심은 주로 최씨정권에 집중되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무인정권의 마지막 집권자였던 임연
父子에 대해서는 독립된 연구가 별로 없으며, 80년대 후반에 처음 임연정권을 독립해서 다룬 이후, 90년대에 들어서서 비로써 엄연정권을 다룬
專論들이 몇 편 나왔고 임연 개인에 대한 연구는 아직까지도 거의 없는 실정이다. 때문에 그의 출신 배경이나 사회적인 진출과정에 대해서는 별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것은 기존의 史書에는 그러한 기록이 별로 나타나 있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곳의 향토사료나 그 후손들에 전해지는
자료들을 통해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여 이 책의 출판을 마음먹기로 하였던 것이다.
이 책은 원래 2년전에 출간할
예정이었으나 편자의 무지와 게으른탓에 이제서야 겨우 모양을 갖추게 되어 관계자 여러분께 송구스런 마음 금할 길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