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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철학, 과학, 이성, 공간, 신, 종교, 자연, 인류 등 자연과 인간의 화해와 공존의 이념을 알리기 위하여 집필되었다.
-머리말-
이 책은 원래 l990년에 도서출판 ‘한승’에서 냈던 것이다. 책이 절판되었기 때문에, 충북대학교 출판부의 도움을 얻어 수정 보완판으로 다시 내기로 하였다. 당시에는 별다른 생각 없이 책을 냈으나, 지나고 보니 부속한 점도 있고, 생각도 많이 바뀌게 되었다. 뜻하지 않게 잘못된 몇 군데 인용문의 저자를 바로 해 놓고, 내용과 표현도 많이 바꾸었다. 그리고 ‘동양의 자연’과 ‘창조와 진화’라는 글을 더 포함시켰다. 여기 실린 글들은 꽉꽉 독립된 논문으로써 여러 곳에 발표한 것들이다. 나는 대학교에서 철학과 과학철학을 강의한 바 있는데, 이것이 이 책을 내는 데 도움이 되었다. 나는, 우주와 자연과 인간을 포함하여, 생명과 환경 또한 존재차라고 생각한다. 이에 반하여 존재란, 시간과 독립된 지속으로써, 추상적 관념 이외의 어떤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존재 없는 존재자는 가능하지만, 존재자 없이 존재는 불가능하다고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존재는 보편개념과 같은 어떤 추상적인 것이다. 그러나 이 세계는 공간과 시간 없이는 꼼짝도 할 수 없는 가엾은 존재자이다. 과학은 서양의 환원주의적 사고와 비인간적 태도에 의하여 본질을 양실하고 있다. 그러므로 현대과학은 동양의 통합주의적 이념과 서양의 환원주의적 사고와의 화해와 융합의 체계 속에서 통일되어야 할 것이다. 이것은 존재와 역사의 통일을 의미한다. 이 세계는 하나이다. 유7l적 자연과 무7l적 자연, 생명과 무생명, 탄생과 축음 같은 사건들은 결국 순환적 역사의 한 변에 불과한 것들이다. 인간에 의하여 죽어 가는 자연과 환경, 그리고 생명들을 무원하고 회복하지 않는 한, 인류의 미래는 불가능하다. 환경이 인간을 이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인류의 파멸을 예고하는 불길한 징조가 아닐 수 없다. 나는 언어와 사물, 존재와 사유가 하나로 융합되는 세계를 꿈꾸며 살고 있다. 그러나 걱정이 되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과학과 인간지식의 오만 때문에, 결국 인간을 포함한 이 세계가, 인간에 의하여 멸망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이것 없이는 살 수 없는 존재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