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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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도 부모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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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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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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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지영에게
엄마딸!
이것이 처음은 아니지? 우리의 이별(?)말이야.
그 때는 그저 공부 좀 열심히 시켜보겠다는 생각에 그리 했었는데, 준비되지 못한 이별이었지. 3개월만에 끝났으니 말이야.
4년이 흐른 지금 (재수했잖니!) 기꺼이 떠나려는 네가 대견하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한 것이 엄마는 여전히 준비가 덜 됐나봐.
처음 널 만났을 때는 그저 건강하게 와준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감사했었는데, 세월이 지날수록 네가 커갈수록 네 키만큼 엄마의 욕심도 커갔었지.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또 다시 감사하고 감사해~
아무 탈 없이 이렇게 잘 커서 엄마에게 이런 편지를 쓰게 해주고 얼마나 이쁜지....
며칠 전에 산책을 하면서 네가 그랬었지.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그 때는 자신이 참 대단한 줄 알았고 뭘 몰랐었다고. 생각하면 오글거린다고..
그런데 말이야 넌 정말 대단한 아이였어.
늘 자신감에 충만했었고 불의를 못 참았지.
넌 기억할지 모르지만 너보다 한 살 어린 아이가 커서 너처럼 되고 싶다고 했으니까.
더 무슨 말이 필요할까~ 엄마의 딸로서 늘 믿음직하고 때론 친구같이 든든했었어.
네 동생은 엄마보다 언니가 더 좋다고 자긴 언니만 있으면 된다고도 했었잖니.
사랑해 ~ 엄마딸! 이제 새로운 발길을 내딛는 너에게 어린 시절의 너보다 더 큰 자신감으로 네가 하고자하는 것들을 위하여 열심히 전진하길 바래. 전에도 그랬듯이 엄만 믿어. 무엇보다 자신을 위하여 잘해줄거라고..
조금 모자랄때도 넘칠때도 있겠지만 늘~한결같은 마음으로 순간을 보다 빛나는 마지막 학창시절을 만들거라고.. 얼마나 빛나는 시절인지 최선을 다하고 나면 알게 될거야. 최선을 다하고 후회없는 내일을 기다려야지 않겠니.
엄마딸~잘해보자~화이팅이야!!! 그리고 많이 많이 사랑해!!
p.s 우리가 함께 하지 못하는 순간순간에도 늘~ 향기롭기를
아침의 향기
아침마다
소나무 향기에
잠이 깨어
창문을 열고 기도합니다
오늘 하루도
솔잎처럼 예리한 지혜와
푸른 향기로
나의 사랑이 변함없기를
찬물에 세수하다 말고
비누향기 속에 풀리는
나의 아침에게
인사합니다
오늘 하루도
온유하게 녹아서
누군가에게 향기를 묻히는
정다운 벗이기를
평화의 노래이기를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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