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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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도 부모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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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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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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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게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12년이 지나고 대학생이 되는구나
초등학교 입학할 때는 키도 작고 여려서 책 가방이나 제대로 들고 다닐 수나 있을까?
중학교에 갈 때는 혹시 따돌림이나 당하지 않을까? 걱정했고, 고등학교 갈 때는 힘든 공부를 어찌 다 감당할까? 어떤 진로를 택할까? 대학교는 갈 수 있을까?
맘 졸이며 숨 죽여 지켜 보았단다. 한창 공부에 열중할 때 스트레스 때문에 병이 나서 잘 먹지도 못하고 힘들어 할 때는 대신 해 줄 수도 없어서 안타깝기만 했다.
아빠, 엄마는 너의 커가는 모습을 지켜 보면서 의견충돌이 많이 있었던거 아니?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다 해주려는 아빠와, 혼자 스스로 알아서 하게끔 하려는 엄마. 하지만 언제나 결론은 안났고 결국은 아빠 말대로 하나부터 열까지 네 시중을 들고 있는 걸 깨닫고는 걱정이 좀 됐어. 너무 온실 속의 화초로만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어른이 되어서도 아빠, 엄마만 찾는 것은 아닌지 하고 말이야.
그런데 이제 현실이 되었구나
아빠는 지금도 네가 대학교에 들어가서 기숙사 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 못 미더워 하시는거 알지?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네 인생에 아빠, 엄마가 간섭할 부분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너를 붙잡고 있는 손을 이제는 조금씩 놓아야 할 것 같아.
이제부턴 너의 인생이 시작되는 거야. 네 스스로 살아가야 하는 만큼 네가 책임지고 너 자신을 다스려야 한다. 훗날 네가 지금이 이 시점을 돌아보았을 때 정말 후회하지 않을 알차고 보람되고 아름다운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
지금까지 잘 커주고, 아빠, 엄마의 딸로 예쁘게 잘 살아주어서 정말 고맙고 기쁘고 자랑스러워.
네가 뭇느 일을 하든지 넌 잘 해낼 수 있을거라 믿고, 널 응원할게
넌 우리나라의 역사를 빛낼 훌륭한 역사학자가 될거야.
우리 딸 하늘이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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