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호

현호에게

우리 아들 덕분에 이렇게 오랜만에 마음을 전하는 편지를 쓰려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뱃속에서부터 지금까지의 일들이 바로 어제 지나간 일들처럼 생생하니, 그야말로 주마등 같구나, 아기때 열감기에 걸려 물수건을 갈아주며 밤새 업고 지새웠던 일, 배앓이로 고생해서 엄마가 노심초사 했던 일, 조금 자라서 세 살때는 전기 플러그에 젓가락을 집어넣어 우리 둘다 깜짝 놀랐고, 지금은 흔치 않은 연탄 난로를 처음 본 날 한 순간에 손을 갖다대고 화상을 입었던일, 네 살이 되었을 때 한글의 자음과 모음을 익히고 엄마등에 글자를 써서 기쁘게 했던 일, 돌아가신 외할머니를 그리워하는 엄마의 말에 눈물을 보여 우리 아들 곱고 여린 마음을 엄마가 알았던 일, 초등학고 6년 동안 엄마와 영어공부하면서 오히려 엄마가 많이 배웠던 일, 그 흔한 학습지 한 번 시키지 못했는데... 아무튼 우리아들의 지혜에 대한 충만한 호기심으로, 그리고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어서는 부단한 노력으로 자랑스런 고등학교에 이어 이제 이렇게 좋은 학교에서 대학생활을 하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평생에 자양분이 될 참된 지식(좋은 책)과 좋은 친구와 훌륭한 교수님과 귀한 만남 이어가며 여러 가지 많은 경험 쌓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좋은 하루를 보내는 데도 알뜰한 계획이 있으면 훨씬 도움이 많이 된단다. 입시 준비하느라 놓친 일들, 따뜻한 마음으로 우선순위를 정해서 행복한 대학 생활 하거라,

사랑한다! 우리아들!

 

p.s. 끼니 때 놋치지 말고 챙기고 건강관리에 잘 신경쓰거라. 우리 아들 사랑해!

 

2012년 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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