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웅

내 아들 재웅에게

 

아주 오랜만에 베개 깔고 엎드려 편지를 쓰는구나. 지금 쯤 예비대학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있겠구나. 쉼 없이 달려온 20여년!

어느새 훌쩍 커 있는 널 보고 있으면 그 동안의 세월이 꿈만 같단다. 언제나 넌 내게 자랑이었고 든든한 언덕이었단다. 무단횡단 하나도 용납 안되 빙 돌아 횡단보도 건너는 널 보며 잘 키웠다는 안도감과 함께, 때론 차갑고 험난한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낼까 걱정도 되었단다. 하지만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지?

매사에 긍정적인 네 성격이라면 충분히 잘 헤쳐 나가리라 믿는다. 설레는 마음으로 새 인생의 첫 발을 내 딛는 네게 하고 싶은 말은 좋은 사람 많이 사귀어서 알 차고 보람 있는 생활이 되도록 하고, 항상 소신있게 자신감을 가지고 네 의사를 피력하라는 거다. 확실한 지식과 근거 없는 자신감은 외면당하고 마니까 그에 대한 노력을 병행해야겠지?

즐거운 기분으로 새 출발 하는 네게 잔소리로 얼굴 찡그리게 하고 싶지 않았는데 어찌 별 수 없는 잔소리가 된 것 같아 미안하구나. 평범하지 않은 동생 투정 잘 받아주어서 고마웠어. 소원이가 그걸 알까? ㅎㅎ

지금도 오빠 없다고 친구들 한방 불러 수다 떨고 있다. 좀 더 세월이 흘러야 좋은 오빠 였음을 느낄 것 같다.

가정이라는 둥지를 벗어나 홀로서기를 연습하는 시기다. 지금까지 와는 다른 노력을 필요로 하겠지? 후회 없는 대학생활이 되도록 노력해 보려무나 4년은 그리 길지 않단다. 사랑한다 나의 아들 재웅아!

 

2012년 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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