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진영

내 딸 진영이에게

 

너를 낳고 귀여운 너의 모습과 재롱에 기뻐하던 때가 있었는데 어느 덧 성인이 되고 대학생이 되었구나. 너의 성장에 놀라고 아빠의 나이 먹음에 또 놀라는 구나. 어렸을 때부터 병치레를 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하게도 건강히 자라주었구나.

몸이 아플 때는 건강하기만을 바라다가도, 그것이 해결되면 또 다른 욕심이 생기는게 인지상정이겠지, 네가 공부도 잘하기를 바랬으니까, 그렇게 조바심을 내고 기다렸던 대학을 이렇게 가게 되는구나. 아빠가 대학교 입학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내 딸이 대학을 가는 나이가 되었구나.

그 동안 고생 많이 했다. 옛 날 아빠 대학갈 때 보다 너희 세대는 더 공부도 많이하고 입시 경쟁도 치열하더구나.

우리 때는 대학이 공부의 끝 인줄 알고 많이 놀았는데, 요즘은 취직 때문에 그렇지도 않은가 보더구나, 사실 대학이란 곳이 학문을 더 심도있게 하는 곳이기 때문에 가장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 아빠도 가장 학창시절에서 후회되는 것이 있다면 대학교 다닐 때 공부를 더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이란다. 대충학점만 채우고 마냥 놀았던 것이 조금은 후회가 된다.

대학생이 되면서 집에서 처음으로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되기도 하는구나. 그 동안 엄마, 아빠 보살핌 속에서 지내왔는데 이제는 학교와 집이 멀어서 너 혼자 지내야 하겠구나, 다행히 학교 기숙사로 들어가게 되어서 걱정은 덜 된다마는 항상 건강이 염려되는 너를 따로 떼어놓기가 염려되는구나, 하지만 이것도 너나 엄마, 아빠에게도 더 나은 삶을 위한 훈련이자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난 네가 잘해내리라 믿는다. 어렸을 때부터 넌 스스로 계획하고 혼자 잘해왔다. 고등학교 선택도 네 스스로 하고 수능 공부다 네 스스로 계획 세워하고, 대학도 스스로 선택하였잖니, 요즘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너무 관심이 많아서 탈이지 사실 지금도 대학생이 되는 넝게 너무 간섭이 많은 것은 아닌지 스스로 생각해보기도 한다.

즐거운 대학생활을 보내렴, 공부도 열심히 하고, 동아리 생활도 열심히 하고, 뭐든지 열정을 가지고 해보렴, 때로는 시련도 겪고, 고민도 하고, 반함도 하겠지만, 그것은 다 젊기 때문이고 아직은 돈 벌이에 부담이 없는 학생만의 특권이기도 하다. 모든 인생의 문제가 대학교 때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주어진 특권 안에서 최대한 누려보렴, 또한 post-대학도 생각해야 한다.

인생이란 것이 순간순간이 과정이다. 대학도 장차 내 삶의 과정에서 지나가는 과정이란 것이지, 잘 해내리라 믿는다.

너에게 추천하는 책은 읽기에 부담이 없으면서, 네가 좋아하는 미스테리 추리물인 ‘7년의 밤’을 선택했다.

그동안 공부하느라고 고생했는데 부담 없는 재미있는 책을 읽고 머리를 식히고 정리하라는 뜻에서 선택했다.

앞으로 다양한 책을 많이 읽고 사고를 키우고 넓히렴, 너를 항상 믿고 사랑하는 아빠가.

 

2012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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