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지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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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도 부모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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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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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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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흠에게
아들아! 우리아들은 기억할런지?
노랗게 물들인 맥가이버 머리의 우리아들
아빠 구조대 제복과 똑같이 119 구조대의 옷을 맟춰입고
아빠 소방서 불조심 캠페인 행사에 참석했던 그때를...
너무도 사랑스런 아들을 자랑하고 싶었던 아빠와의 그 시간을
그러나 아빠에게 찾아온 청천벽력같은 간암선고
하늘도 노랗고 내딛어야할 바닥은 천길 만길의 낭떨어지 같은 그때 그 심정을
유치원 다니는 너를 부등겨 안고 밤새 울던 아빠의 마음은 아빠 자신에게 닥쳐온 죽음의 공포 때문이 아니라. 사랑하는 아들을 이젠 볼 수 없고 나의 소중한 아들의 앞날을 더는 돌보아 줄 수 없다는 절망감의 아픔이 아빠를 밤새 울게 했었지
아빠 무릎에서 잠든 너를 부등겨 안고 아침이 올 때 까지 온 밤을 지새우며 간절히 간절히 기도했단다.
“하나님 아버지! 제가 간절히 간곡하게 기도합니다. 아들을 너무도 사랑했던 아빠가 우리 아들에게도 있었다고 제 아들이 생각하며 기억 할 수 있는 시간을 위해 제 생명을 조금만 연장해 달라고” 기도하며 통곡하였던 그 시간이 벌써 12년이다.
지흠아 !
네번의 암수술을 받으면서도 아빠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은 사랑하는 아들의 학업을 책임져야 한다는 절박함이 아빠가 오뚜기 같이 일어설 근원이 되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 아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온몸을 칼로 찢고 꿰메고 다시 찢고 꿰메고, 이미 너덜너덜해진 한남자의 육신은 그저 다 헤어진 자루 같지만, 사랑하는 아들의 학업을 책임져야할 아빠라는 존재는 헤어진 육신을 입고서라도 끝까지 그 책임을 완수해야 한다는 것을 아빠는 가슴에 품고 노력을 한다.
소중한 아들아
아빠는 아빠가 살아갈 책임을 가질 수 있도록 존재의 이유가 분명해질 수 있게 우리아들이 대학생활을 즐기며 놀며 보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자각하고 열심을 다했으면 한다.
아빠가 너의 중학교때 일일교사로 수업을 했을 때 칠판에 적어놓고 전해 주었던 한 문장
“지금 잠을 자면 꿈을 꿀수는 있지만, 꿈을 이룰 수는 없다!”라고 하면서 한시간 수업을 마쳤던 것을...
이 글은 하버드 대학도서관에 적힌 30교훈의 하나란다.
대학생활이 먹고 즐기고 어울리는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먹고 즐기고 어울리지 못하는 평생의 고통이 뒤따르는 것을 기억하고 대학생활에 열심을 다하는 우리 아들이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아빠가 살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도록 아빠에게 귀여운 아들이 아닌 소중한 아들, 아빠를 기쁘게 하는 보석이 되었으면 한다.
다이아몬드도 다듬지 않으면 아무 쓸모가 없는 하나의 돌일 뿐이란다.
깎이고 다듬어지는 노력 후에야 비로소 보석으로서의 값어치를 하는 것을 알고 우리 지흠이가 대학 생활동안 깎이고 다듬어지는 노력 후에 값진 보석이 되었으면 아빠는 정말 기뻐서 울겠다.
아빠를 울려다오.
사랑하는 아들에게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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