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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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도 부모님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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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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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조에게
엄마다. 대학생이 되었구나! 네가. 난 대학생을 둔 엄마가 되고. 아빠나이 53세 엄마나이 45세니까 그럴 만도 한데 낯설다. 민조도 낯선 교정에 새로운 나날에 약간은 아주 적은 날들을 엄마랑 같은 느낌일까?
너의 초등시절을 지나 어느새 중학생. 어하니까 고등학생, 여느 엄마들처럼 가슴 저미며 고3을 함께 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대학 입학이구나. 잘 커주어서 고맙다. 사랑한다. 그리고 엄만 널 믿는다. 수시에서 정시까지 여러곳의 원서를 넣고 당락을 기다리는 너의 태연함에 엄만 미더웠다. 여기는 어떻니 저기는 어떻니 권하는 엄마의 관여에 덤덤히 들어주고 너의 의견도 무뚝뚝하지만 표현하고 의지를 보여준 것도 돌이켜 생각해 보니 민조의 20여년 걸음이 허송이 아니었구나 생각 했지.
大 충북대학교로 모든 것이 결정되고, 가난한 농사꾼 부모의 한짐을 덜어 준것도 실은 너무 고마웠다. 2010년 말에서 2011년 지금까지 엄마는 실로 정신적 물질적 고통과 고난의 하루하루 였다. 농민들 어려움이야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었다만 여느 농민들도 한 마음이었으리라 엄마는 자위해 본다. 자연도, 정책도, 지원도 어려웠던 2010년. 농사짓기도 몇 배 어려웟지만, 실소득은 더욱 추락하고. 그래 엄마 아빠는 무지무지 하루를 버티기 어려웠지만 하루에도 수십번 넘자, 타고 넘자 하며 주술을 외듯 보냈지. 너의 입학과 함께 너는 학교에서 새로운 삶을 준비하듯, 엄마 아빠 2011의 새봄과 더불어 새 농사가 시작된다. 추운겨울이 아무리 버텨도 시절을 이기지 못하는 법이지.
입춘에서 우수, 경칩을 지나면 나무는 물을 머금으며 줄기부터 연두빛을 머금고 이내 야들야들한 새순을 뽑아 낼거야. 그래, 민조야 살아보자. 기왕 사는 것 멋들어지게 살자. 기왕 사는것 열정적으로 살자.
올 겨울을 보내며 엄마는 생각했지. 하늘을 나는 새들에게도 날개가 있지만 끝없이 추락하는 바닥에도 날개가 있다는 사실 말이야. 너와 보낸 2011년 1월, 2월이 있어 엄마도 여물어 졌다.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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