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우

사랑하는 아들 희우야…….

엄마는 지금도 포대기에 폭 쌓여있는 너를 기억한다. 뽀얀 얼굴과 단정한 이목구비……. 설렘과 두려움 속에 바라보던 나의 첫아이……. 엄마는 아빠가 출근하고 난 조용한 집안에서 창밖에서 햇볕에 반짝이고 있는 목련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너를 가슴에 안고 이야기 하곤 했었어.

너를 돌봐주시던 외할머니 댁에 갔을 때, 이웃집 누군가가 담장 밑에 조르륵 심어놓은 고추며 상추며 오이를 보면서 네 조그만 손을 잡고 노래를 불렀던 거 기억나니? ‘고추밭에 고추는 뾰족한 고추, 빨간 고추, 초록고추 모두 뾰족해…….’ 네 능력에 비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해 보였던 네가 안타까워 닦달하고 힘들게 하면서 서로 갈등하기도 했었지. TV 어떤 프로그램에서 가까운 사람과 잘 지내려면 사랑만 해서는 안 되고 사랑과 존경을 같이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내가 너에게 잘못한 적이 많았구나! 반성하기도 했었다.

그 아이가 청년이 되었구나.

드넓은 세상에 이제 막 한걸음 발걸음을 시작하게 된 희우야.

네 마음속에 숨어있는 너의 꿈, 너의 희망이 무엇인지 찾아보면. 대학은 아직 조금 더 방황해도 될 시기라고 생각해, 많이 방황하되 방탕하지 말고 생산적인 방황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면 좋겠다. 부모를 떠나 너의 삶을 만들어 가는 시작점에서 엄마와 아빠는 너를 믿는다. 네가 가진 따뜻함, 다정함, 배려심과 더불어 너를 지켜주는 수호천사가 있음을 알기에…….

네 청춘이 밝게 밝게 빛나게 되기를…….

엄마가 최근에 읽은 책으로 박범신 작 ‘촐라체’를 추천한다. 역경을 마주했을 때 자기 자신을 믿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되새기게 한 책이었지…….

너 스스로를 믿고 사랑하기를 빈다.

엄마의 최고의 사랑인 희우에게……. 엄마가…….

2012.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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