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

내 아들 우영에게

 

사랑하는 아들아!

먼저 대학 입학을 칭찬해 주고 싶구나. 그리고 이런 기회를 준 대학에도 깊은 고마움을 느낀다. 얼마 만에 써보는 편지인가 어릴 적 군인아저씨께 라면서 쓴 게 족히 30년은 넘었다. 매일 대하는 얼굴이지만 이렇게 지면을 통해 글로 쓰니 몇 배는 힘이든다.

다만 이 글이 평소의 말보다는 깊은 뜻이 전해지리라 믿어본다. 지금부터는 타의가 아니라 자의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 된다는 것을 알아 두기 바란다. 세간에서는 유명인사 당사자 보다 누가 그의 멘토인가를 따질 만큼 멘토의 중요성을 알리는 얘기가 많다. 그러나 훌륭한 멘토를 찾기는 매우 어렵고 찾았다고 해도 그가 너의 멘토가 되는 것은 아니다. 더욱 멘토가 훌륭하다고 해서 네가 훌륭해 지는 것도 아니다. 대학 생활 4년 동안 F학점을 맞더라도 도서관을 내 집처럼 끼고 살아라.

책 속에 길이 있다는 말을 많이 들어 보았겠지만 무작정 길을 찾아서 헤매는 것도 시간낭비다. 어느 날 먼지 쌓인 책 한 권에서 읽은 뇌리에 와 닿은 한 줄의 내용이 네 인생을 결정 지을 수 도 있다. 최고의 멘토는 수백 수천 년간 내려오는 고전이다. 잠시 스쳐 지나가는 것은 에피소드 일 뿐이다. 그런 점에서 여기 추천도서 목록은 아쉽구나. 다시 한 번 강조 하지만 지금 부터는 스스로 결정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져야 된다는 자유와 책임이라는 말을 명심하고 살아가길 바란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어느 시점에서는 누구와도 상의 없이 네가 결정해야만 할 순간이 많아지리라 본다. 처음에는 어렵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곧 익숙하게 될 거다. 어쩌면 이것이 사회생활의 첫 발을 딛는 것 일수도 있다고 생각 된다.

물론 대학생활을 멋있게 보내야 겠지. 하고 싶은 일도 하고 하기 싫은 것도 때때로 당연히 해야만 되는 것도 있겠지. 4년이라는 대학 생활이 네가 훌륭한 사람이 되기 보다는 좋은 삶을 살아 가는데 밑 거름이 될 수 있는 시기가 되었으면 바란다. 끝으로 대학이 인생을 결정 짓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출발점인 것은 분명하다.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미래를 향해 힘차게 출발해라! 목적지에서 웃고 있을 너를 생각하며 기도드린다.

 

2012년 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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