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영

사랑하는 딸 나영이에게

 

첫째딸, 너를 낳고 기뻐한 지가 벌써19년이 흘렀구나. 할머니의 사랑을 듬뿍 받은 너는 세상 어디를 가나 공주님 대우를 받았지. 울음도 많고, 웃음도 많은 너는 우리 집의 기쁨을 가져다 주는 꽃과 보석이었단다. 꽃과 보석은 사랑을 받기도 하지만 또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주기도 하지. 바로 네가 그랬단다.

세월은 흘러 꽃이 피고, 비가오고, 낙엽지고, 흰 눈이 내리길 얼마나 많이 반복했던가. 이제 너는 다 큰 어른이 되어 우리 가족 앞에 이렇게 예쁜 모습으로 섰구나. 아빠 엄마보다도 더 훌쩍 커버린 키, 그래 너는 우리 집에서 신체적으로는 가장 큰 성인이 되었구나. 이제는 그에 걸맞게 정신적으로도 성숙할 나이가 되었다. 그래서 대학에 입학하여 너의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을 이루기위해 멋지게 설계할 시점인 인생항해의 출발점에 와 있구나.

그런데 성인이 된다는 것은 멋지고 즐거은 것만은 아니란다. 자유가 얻어지는 만큼 사회에대한 책임도 많아지는 제로섬 게임이 주어지는 냉혹한 현실이기도 하지. 즉 기브엔 테이크, 받은 것이있으면 똑같은 양을 상대에게 주어야 한단다. 그 동안은 부모님이나 학교 선생님들로부터 받는 것에만 익숙해 있었던 너? 이제부터는 네가 받은 것 만큼 사회에 돌려 주어야 할 때가 된 것 같구나. 그것이 지식이든, 사랑이든, 경제적 부담이건, 그 어떤 것이었는지 이제는 많은 이들에게 돌려주어야 할 것들을 생각해 보아야 하겠지.

대학에 들어오기까지는 공부 한 가지만 염두에 두었어도 누구하나 뭐라고 하지 않았지만 이제부터는 다르단다. 그 동안의 기간이 대학에 합격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시간이었다면 이제 대학생활은 사회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 기간이란다. 마치 배가 넓은 바다를 순탄하게 항해하기 위해 여러 가지를 준비해야 하듯 너 또한 대학 4년 동안 여러 가지를 준비해야 한단다. 이제부터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공부 뿐 아니라 여러 측면에서 너에 대한 관심을 보이게 될 것이며 너는 이를 조금은 부담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동안 너는 사회의 한 인간으로서 사회에 적응하기 위하여 공식적, 비공식적으로 많은 활동을 해왔다. 학교에서의 생활과 친구들과의 우정을 쌓던 일 이외에도 사회화를 위해 너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경험을 해 왔단다. 이를 토대로 너는 대학에서 사화화의 가장 꽃이라 할 수 있는 취업을 위해 노력해야만 한단다. 세상에 할 일은 너무나 많지만 그중에 네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 어쩌면 그것은 그동안 네가 대학을 들어가기위해 몸부림 친 것보다 훨씬 더 고민스러운 일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것은 자본주의 경제적 가치를 가늠해 볼 때 직업의 선택이 곧 너의 상품가치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자기 외모를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잘 보이게 하기 위하여 성형을 하기도 하고, 열심히 공부하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대학에 가기 위해 노력을 하는데, 이러한 모든 것들이 자기의 상품 가치를 높이기 위한 수단이란다. 자본주의에서 각 개인은 누구나 상품이란다. 똑같은 시간 일을 해도 사람들이 받는 노동의 대가는 다 다르단다. 사회구성원들이 생각하는 일의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어떤이는 하루에 백만원을 벌지만 어떤 이는 십만원 벌이도 하지 못한다. 이제 너는 이런 경제적원리도 네 선택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것을 깨달아야 한다.

아빠는 네가 어떤일을 해도 괜찮지만 적어도 다음과 같은 몇가지를 네게 말하고 싶다. 우선, 대학교 생활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 네가 하고싶은 일을 위해 노력했으면 좋겠다. 이것은 미래의 언젠가 네가 선택한 것에 대해 결코 후회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이다. 다음은 이왕이면 사회의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되고 이로운 일을 위해 너의 능력을 최고로 발휘했으면 좋겠다. 보람 있는 일은 스스로 즐겁게 하며 자신감을 넘치게 하기 떄문이다. 마지막으로 네가 선택한 직업에 대해 끝넚이 사랑하라는 말을 해 주고 싶다 불만은 개인에게나 사회에 정신적 물질적 손실을 가져온다. 네가 선택한일을 사랑할 때 너는 물론 가족, 그리고 사회가 풍요로움으로 행복해질 것이다.

사랑하는 나영아, 네가 아주 멀리 가는 것은 아니지만 엄마 아빠의 품을 떠나 객지에서 생활을 한다고 하니 겉과 달리 속마음은 허전하기 이를 데 가 없구나. 더군다나 남자와 달리 여자인 너를 집으로부터 떠나 보내려니 그 헤어짐의 시간이 다가올수록 가슴이 착잡하고, 네가 있을 때 느끼지못했던 것들이 네가 없을 때 어떻게 변할 지 벌써부터 먹먹하기만 하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 혼자 생활할 수 있는 나이가 된 너를 바라보며 대견한 마음이 들기도 하는구나.

이제 부모의 품을 떠나는 너늘 보면서 또 하나의 당부를 하고자한다. 어쩌면 아빠가 지금까지 이야기한 모든 것들 중에 가장 중요하고 힘든 내용이구나. 아빠는 아무리 이세상이 변해도 남자나 여자 모두 정조 관념이 있어야 된다고 본다. 그것은 미래의 자신의 남편이나 아내에대한 의리이기 때문이다. 세상은 개방적으로 변하고 있고 사람마다 제각기 가치관이 다르긴 하지만 아빠는 아직도 보수적인 면이 강하게 남아있단다. 너를 믿으면서도 이런말을 하는 것은 사람이란 감정의 동물이기에 자신의 의지와 달리 주변 환경에 따라 변하기 때문이란다. 공부와 다른 많은 것을 경험할 터인데 미팅, 음주, 동아리 활동 등에 의 한 이성적 만남이 변수적인 요인으로 너의 마음을 흔들 수 있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만나야 하지만 아직은 한사람만 깊게 사귀시보다는 폭넓게 많은 남자들을 만나서 이야기하는것이 좋을 듯하다. 여러사람을 만나다보면 사람을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 사람들의 사회성까지도 엿볼수 있다. 어떤 특별한 사람에게 호감을 주기보다는 남자라고 하는 사람에 대해 이해하고 관심을 갖는 측면, 호기심을 갖는 과정만으로 충분하지 않나 싶다. 이런 이야기들이 너에 대한 아빠엄마의 사랑이 지나쳐서도 아니고 노파심에 자꾸만 잔소리하느 것이 아니라는것을 너는 이해해주었으면 싶다.

부모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너를 지킬 수 있는 것은 오직 너의 마음이다. 스스로 차분하게 네가 목표로 한것을 이루어 나갔으면 하는 것이 엄마 아빠의 마음이란다. 인생이란 하나의 관문이 통과되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작이란것을 알고 있겠지? 지금 너는 네게 있어서 대학이라는 첫 번째 관문을 통과 한 것 뿐이란다. 이제 더 중요한 취업과 결혼, 그리고 우리가 그렇듯 너 또한 너의 자녀들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사랑하는 나영아, 너에대하여 더 많은 것을 쓰고 싶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오늘은 여기서 줄인다. 어려움을 겪은 사람만이 역경을 극복할 수있고, 복종을 해 본 사람만이 남을 이끌어 갈 수 있단다. 나는 네가 멀리 떨어져 있는 동안 많은 경험으로 보다 성숙되고 깊이 있고 자아가 완성된 숙녀를 기대해본다. 아무쪼록 늘 건강하고 어디에서든 열심히 노력하는 아빠의 딸이 되었으면 싶다.

2011년2월16일 나영이를 사랑하는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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