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빈

내 아들 정빈에게

아들아, 막둥아, 정빈아.

매서운 끝물 추위가 어제, 오늘 계속되었다. 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오늘이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우수라고 하니 봄이 멀지 않았음을 알겠다. 그래, 봄이 오고있는게다. 봄과 함께 우리아들은 좀더 넓은 세상으로의 비상을 준비하기 위해 충북대학교로 떠나게 되는구나. 지금까지 수련활동 같은 것 빼 놓고는 한번도 부모 곁을 떠난 적이 없는 니가 홀로서기를 준비하기 위해 대학에 입학하게 되는 것이지만 말이다. 제일 먼저 자랑스러운 국립대학 충북대학교에 합격하고 입학하게 된 것을 마음모아 축하한다. 힘든 일도 많았겠지만 특유의 친화력과 성실함으로 아빠, 엄마에게 니가 제일 가고 싶은 지구환경과학과에 합격해준 것은 벅찬 감동이었다.

아들아, 막둥이다 보니 늘 어린애로만 생각해왔는데 오늘 볼살이 빠지고 턱선이 살아있는 니 모습을 보니 이제는 청년티가 제법 나더구나. 아들아, 아빠, 엄마는 이가 비록 좀 떨어져서 기숙사 생활을 하지만 늘 우리 곁에, 언제나 우리 가슴속에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들로 재롱을 떨고 있으리라는 것을 믿고 있다.

아들아, 대학은 분명 진리와 낭만이 함께하는 곳이다. 니가 지금까지 해온 공부들은 니가 대학에서 너의 앞길을 밝혀나가기 위해 탐구하는 지구환경과학의 초석이 될 것이지만 지금부터의 공부는 유연한 사고가 밑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바로 이 대목에서 대학의 낭만도 시작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아들아, 나는 대학의 문으로 들어가는 니 모습이 대견스럽고 부럽기도 하단다. 너에게 끝없는 도전과 멋있는 실수를 권하고 싶다.

아들아, 아빠, 엄마가 살아보니까 세상살이가 그렇게 쉬운 것만은 아니더구나. 세상사람 누구하나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막상 엄마, 아빠가 당하고 보니 이런 것이 삶의 고비라는 것을 알겠더라. 그렇지만 그런 힘든 고비를 너의 형과 너, 바로 두 아들 때문에 이겨낼 수 있었단다.

아들아, 엄마, 아빠의 아들로 태어나 주어 고맙다. 앞으로도 너희들 때문에 행복하게 살아갈수 있을 것 같아 힘이 난다.

아들아, 막둥아! 새봄이 오면 우리들 마음속에도 꿈과 희망이 새록새록 돋아 날 것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느꼈던 벅찬 감동 계속 이어가도록 하자. 언제나 끼니 거르지 말고 잘 먹고, 잘 자고 몸과 맘 상하지 않도록 조심, 조심해라잉.

아들아 사랑한다.

2012. 2. 19

엄마의 마음까지 담아 아빠가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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